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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라보는 눈 (4)

우리는 그림을 보고 글을 봤다. 그리고 해석이라는 단계를 거쳤다. 그렇다면 우리의 해석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일은 어떠할까?예를 들어 내가 어떠한 작품이나 장면을 목격하고 이를 타인에게 전달한다고 가정해보자. 내가 본 것은 이러하다.'소년의 숙제를 먹고 있는 팬티 입은 염소를 타고 컴퓨터를 하고 있는 한 소년'도대체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나 싶을 정도로 정신 나간 이야기 같지만 나는 충실히 내가 본 것을 묘사했다. 쉽사리 나의 묘사가 이해되는가?사람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황을 인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경험은 가장 직관적이고 가공이 필요 없는 직접적인 체험이다. 반면 상황이나 작품을 전해 듣는 것은 간접 체험이기에 다소 차이가 있다. 즉, 내가 직접 체험한 것을 당신이 보기 전에는 상상의 영역에서 추..

끄적끄적 2021.07.20

성경이야기 첫번째 : 그들의 이름은

'응애~응애~' 깊은 밤, 낯선 공기의 무게를 처음 맞이한 아이가 태에서 무엇을 두고 왔는지, 손에서 무엇을 놓쳤는지, 그 작은 두 손을 꼭 쥐고 서럽게 목청 높여 운다. 노예들이 살던 지역의 노예들은 이제 막 태어난 아이를 위해 노랠 지어 삼키우며 조용히 축하한다. '아이야 아이야 울지 마라. 혹여나 네 울음소리 듣고 뱀이 찾아와 너를 삼킬라. 아이야 아이야 울지마라. 혹여나 네가 손에 쥐고 있던 것이 우리와 같은 것이더냐. 아이야 아이야 울지마라. 혹여나 네가 쥐고 있던 것이 이 소망이더냐? 우리 모두 짊어지고 있는 멍에를 벗고 자유함을 되찾는 그날을. 아이야 이제 네가 우릴 건져내라.' 태어난 아기의 엄마는 아기 울음소리가 혹여나 뱀에게 들리울까 급하게 젖을 물린다. 아기는 이제 막 나왔을 뿐, 누..

성경이야기 2021.07.15

성경이야기 첫번째 : 그들의 이름은

혼란을 야기하려던 걸까? 한 노인은 죽음을 예비하듯 많은 이야기들을 모세에게 쏟아냈다. 노인의 의도가 모세를 혼란하게 만들려 했다면 이는 실패로 끝났다. 오히려 모세는 차분한 눈으로 노인을 바라보았다. 모세 : "감독의 횡포가 심했었구나. 노역이 고되 차라리 내가 네 목을 쳐 편해지길 바랬구나. 하지만 그게 목적이 아니겠지. 내가 네 목을 쳤다는 빌미로 반란을 꾀하고 있었을 테지. 그렇지 않다면 이 좁은 집에 많은 사람들을 불러놓고 나를 능멸할 수 없었을 거야. 너희 족속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단 말이야. 노예 주제에 무슨 생각으로 아이들을 그렇게 많이 낳아 기르는지, 우리 민족보다 많아졌어. 덕분에 너희를 위해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해야 하지. 하피의 자비가 아니었다면 이미 곡식들은 씨가 말랐을..

성경이야기 2021.07.13

성경이야기 첫번째 : 그들의 이름은

??? : 이 빌어먹을 영감이 지금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거냐? ??? : 들으신 그대로 입니다. 당신은 우리와 함께 강을 건너온 사람입니다. 아롱거리며 흔들리는 등불아래, 한 사내의 일그러진 얼굴 그림자도 함께 흔들리고 있었다. 이내 사내의 얼굴은 실소를 지으며 눈앞에 앉아있는 곧 꺼질듯한 노인을 향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어두움을 비추던 세스헤트가 가장 높은곳을 지나 구름뒤로 발걸음을 옮기니 다시금 어두움이 땅을 덮었다. ??? : "영감. 히브리 종이여. 네 이름이 무엇이냐?" ??? : "눈이라고 하옵니다." ??? : "그대는 내가 누구인 줄 알고 그런 소리를 지껄이는거냐?" 눈 :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왕자 모세여." 모세 : "그렇다면 앞으로 네놈의 목이 어떻게 될지도 잘 알고 있겠구나?..

성경이야기 2021.07.13

세상을 바라보는 눈 (3)

이전 글에서 나는 『베들레헴의 인구조사』를 통해 작가의 시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유아 살해』 작품 역시 작가의 시대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이 작품은 준비해 둔 주제와 함께 추후 따로 다루기로 하겠다. 오래전 2009년 일간지에서 나는 재미있는 기사 하나를 발견했다. (아래 출처를 남기니 꼭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북어', '아마존 수족관', '대설주의보' 등을 쓴 최승호 시인의 인터뷰였다. 그의 다수의 시는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어있으며 모의수능에서도 자주 출제된다. 2004년 최승호 시인은 수능에 출제된 자신의 시와 관련된 문제들을 모두 틀렸다며 현행 교육에 문제점을 토로했다. (나는 여기서 이 기사 내용의 진위여부를 밝히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 기사에서 발췌된 문제는 2004년 고3 10월..

끄적끄적 2021.07.08

세상을 바라보는 눈 (2)

피터르 브뤼헐의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가 살던 시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베들레헴의 인구조사를 보고 이상함을 느꼈을때 그것과 비교도 안될정도의 이상한 부분이 그림에 있었다. 여관처럼 보이는 건물 벽에 붙어있는 마크가 바로 그 이상함의 정체였다. 이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문장으로써 피터르 브뤼헐이 살던 브라반트 공국(플랑드르: 현 벨기에서부, 네덜란드 서부, 프랑스 북부등 지역들)은 스페인 펠리페 2세의 통치하에 있었다. 그리고 그 역시 인구조사를 실시했고 이를 토대로 세금을 걷었다. 세금을 걷는 목적은 명백했다. 인근 국가와 전쟁중이었기에 지배국들에서 50%에 가까운 세금을 걷어 전쟁자금을 조달했다. 펠리페 2세는 독실한 구교(카톨릭)도였다. 16세기 지구상 가장 큰 격변은 구교와 신교(개신교)의..

끄적끄적 2021.06.25

세상을 바라보는 눈 (1)

여기 하나의 그림이 있다. 16세기에 그려진 작품으로 처음으로 이 작품을 본다면 딱히 작품을 통해 작가가 보여주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쉽사리 발견하기 어렵다. 이 작품은 16세기 브라반트 공국(오늘날로 치면 네덜란드 등의 지역)의 화가 피터르 브뤼헐의 『베들레헴의 인구조사』이다. 예수님의 탄생 과정을 복음서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누가복음에 따르면 로마의 속국인 이스라엘에 대한 인구조사가 있었다. 갈릴리 지역에 있었던 요셉은 인구등록을 위해 출산이 임박한 그의 약혼녀인 마리아를 데리고 그의 고향인 베들레헴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숙소를 찾지 못한 채로 출산을 했어야 했다. 작품 중앙 하단을 보면 푸른 망토를 걸치고 나귀를 타고 있는 여인과 밀짚모자를 쓰고 톱을 어깨에 걸친 사내가 있다. 마리아와 요셉이다. 작..

끄적끄적 2021.06.24

일단 방향부터 정하자.

먼저 내 이야기를 어떻게 정리할 것이며 어떻게 전달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평소에 누군가와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대화가 약속되어있을 때, 그 주제에 관련해 어느 정도 준비를 하고 나간다면 대화의 부담이나 심적부담은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준비를 했기에 대화가 크게 끊기는 현상도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나는 준비를 안 한다.(당당) 이러한 준비는: 나를 특정한 틀 안에 가두고 그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준비한 것 외에 변수가 발생하게 된다면 -예를 들어 상대가 내가 준비하지 않은 질문을 한다던지 이러한 것들- 나름 당황하거나 그 변수를 즉시 외면하고 피하려 할 것이다. 즉, 대화의 자연스러움이 사라진다. 그래서 나는 항상 준비 없는 변수로 이루어진 ..

끄적끄적 2021.06.19

오랫동안 잠들어있던 블로그를 다시 깨우며...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과정들을 되풀이 하는것은 그리 달가운 일이 아니다. 정해진 메뉴얼대로 흘러가는 일이라면 그나마 한가지만 준비하면 되지만, 나의 반복은 항상 내가 아닌 상대가 바뀌기에 메뉴얼을 가질 수 없는 과정을 되풀이 한다. 이러한 과정들을 반복적으로 겪다보니 하나의 패턴을 발견했다. 상대에 맞추어 하나씩 내 생각들을 열거했던 과정들은 내 생각들을 하나로 보여준다기 보다 오히려 내 생각을 토막내서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기에 상대는 내 생각을 -하나의 잘 정돈된-이야기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단편적인 개념들로 받아들였다. 그렇다보니 나의 수고와 달리 많은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었다. 즉, 나는 아직도 부족한 사람임을 증명해주고 있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다시한다는 생각으로 나의 생각들을 정돈하고 정리하고자 ..

끄적끄적 2021.06.19